‘비판적 사고이론’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서울대 논술시험의 기틀을 세운 김영정(50)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EBS논술연구소’ 소장에 발탁됐다.
EBS가 서울대 논술고사 출제위원장이었던 김 교수를 영입하고,서울대도 김 교수의 겸임을 허용한 것은 의미있는 조치로 평가된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을 강화하겠다는 서울대 발표 이후 일고 있는 본고사 부활과 사교육 조장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의 EBS행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많은 내부 논의가 있었고 최근에야 총장 허락이 떨어졌다”고 밝혀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음을 시사했다.
EBS 뉴미디어국 이정옥 국장(논술연구소 부소장)은 25일 “김 교수가 지난 20일 EBS 논술연구소 소장으로 부임했다”면서 “김 교수 외에도 연·고대 교수와 현직 교사들로 이뤄진 9명의 자문위원단을 꾸려 새 논술프로그램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EBS 유규호 담당 PD도 “논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김 교수를 초빙한 만큼 다양한 논술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이르면 2006년쯤 새로운 논술 방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BS 논술연구소는 지난 5월말 출범했으나 소장직은 최근까지 공석이었다.
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여러 언론사 등으로부터 논술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자는 제의를 많이 받았지만 공직자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 EBS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선 학교에서 논술교육을 할 만한 교사는 전체의 5∼10%에 불과하다”며 “논술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공적인 영역을 강화한 새로운 논술 프로그램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BS의 김 교수 영입은 논술교육의 공교육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서울대 논술 시험의 ‘태두’인 김 교수와 함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논술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교육 시장에 몰리는 논술교육을 자연스럽게 공교육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초등학생의 경우 1∼3학년까지는 도형 중심의 기본적인 감성교육에 치중하고 4학년부터는 텍스트를 통한 분석능력 배양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중학교 과정도 독서와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통해 사고력과 논리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고등학교 2·3학년이 되면 기본능력을 토대로 대학 논술시험에 제대로 대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짤 계획이다. 또 각급 학교 교사들을 위한 논술교재를 개발하고 다양한 논술강의에 대한 연수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 개발할 프로그램은 학원의 족집게식 과외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논술 사교육 시장에서 소외돼 있는 지방학생들도 굳이 서울에 오지 않아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국민일보
날짜: 2005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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