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대입 논술고사] ‘편법 활용’ 차단에 초점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05.09.05 조회 1,466
‘말 많고 탈 많은’ 논술고사에 대한 기준(가이드라인)이 30일 발표됐다. 교육부가 제시한 논술고사에 해당되지 않는 4가지 문제유형은 ‘논술고사=제시된 주제에 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이라는 정의에 충실히 따른 것이다. 이를 근거로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외국어 제시문은 ‘허용 불가’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것이 ‘본고사’다

교육부가 논술고사 여부의 판단 기준으로 삼은 것은 ▲답안이 서술형이냐, 단답형 또는 선다형이냐 ▲종합적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느냐, 단순 지식을 측정하느냐 ▲논리추론 등 과정을 중시하느냐, 단순 암기위주의 결과를 중시하느냐 ▲다양한 답이 가능하냐, 정형화된 답을 요구하느냐 등이다. 논술고사의 개념 자체가 추상적인 만큼 ‘논술의 유형’을 제시하기보다는 논술이 아닌 ‘본고사 유형’을 제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단답형 또는 선다형,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문제의 경우 전형적인 본고사에 해당된다. 교육부가 예시로 제시한 것처럼 ‘전세계 언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기본모음 3가지를 쓰라’는 문제와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무엇인지’를 객관식 형태로 묻는 경우다. 이같은 문제는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술형이라도 특정교과의 암기된 지식을 묻는 경우 본고사에 해당된다. ‘노동 3권을 설명하고 현대적 의의를 서술하시오’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수학·과학교과의 풀이 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경우도 전형적인 본고사 형태로 허용되지 않는다. ‘χ에 관한 이차방정식 χ²- 2aχ+2a²-8=0이 적어도 한개의 양의 실근을 갖도록 하는 실수 a의 범위를 구하라’는 문제가 이에 해당된다. ‘이산화탄소가 조직으로부터 폐로 운반되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라’는 문제도 논술고사가 아닌 본고사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특히 논란이 된 외국어 제시문 허용 문제도 출제금지 유형으로 결론이 났다. 제시문을 해석할 수 없으면 논술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 이는 실제로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어 지문은 물론이고 정답을 외국어로 요구하는 문제는 출제할 수 없다.

◇ 사전·사후 심의체제

논술고사 여부는 사전에 포괄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사후 심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전 심의도 이뤄진다.

논술고사의 사전·사후 심의를 할 논술심의위원회는 교사와 교수가 8명, 논술 및 대입전문가 2명 등 18명으로 구성된다. 의사결정은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사안에 따라 다수결로도 할 수 있는 등 심의위의 자율적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심의위는 소급적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대학이 지난해와 올해 수시 1학기에서 실시한 논술고사에 대해 심의를 요청할 경우 의견을 제시해 수시 2학기 논술고사 출제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심의 결과 위반할 경우 위반 유형이나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재 유형이나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반복적으로 시정요구를 받은 경우 가중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심의 결과는 대학 입학전형의 효력 자체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학이 논술고사 기준을 위반해 제재를 받는 경우에도 각 대학이 합격·불합격의 사정 결과를 번복하거나 번복을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 2학기 수시부터 실시…소급적용 안해

교육부가 30일 발표한 논술고사 기준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풀이로 풀어본다.

-기준 설정시 ‘논술고사에 해당하지 않는 유형’을 정의하는 방식을 택한 까닭은.

“논술고사는 그 개념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다. 또 다양한 형태로 정의될 수 있다. 그 경계를 명확히 구분 짓기가 어렵다. 논술고사의 기준을 제시하는 목적은 논술고사가 편법적인 본고사 형태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탈 유형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외국어(영어) 제시문 사용은 왜 금지했나.

“외국어 지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번역 또는 해석을 필요로 하는 논술고사는 외국어 능력이 없으면 제대로 답하기가 어렵다. 결국 외국어 실력을 평가하는 본고사인 셈이다. 외국어 실력 평가는 수능시험의 외국어 영역 성적이나 학생부의 외국어 교과성적을 비중있게 반영하면 된다.”

-언제부터 적용되는가.

“금년 수시 2학기 전형에서 실시되는 논술고사부터 적용된다. 2005학년도나 금년 수시 1학기 전형의 경우 소급적용에 해당돼 의무적으로 심의를 받아야 하는 대상에는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대학에서 이미 실시한 문제나 사전에 예고하는 문제에 대해 판단을 요청할 경우 심의를 통해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심의 절차는.

“매 모집시기 전형이 끝나면 바로 대학들로부터 논술고사의 개요와 출제한 문제를 제출받아 심의를 실시한다. 심의는 서면으로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심의과정에서 위원들이 출제한 대학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해당 대학 관계자를 위원회에 참석시켜 소명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위반 판정을 받은 경우 조치는.

“논술고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될 경우 해당 대학에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제재 조치를 통보한다. 구체적인 제재 유형과 수준은 매 학년도 전형이 모두 끝난 후 그간의 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다. 매 모집시기마다 제재하면 전형일정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정원이나 재정지원 등도 학년도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적성·인성검사도 심의 대상인가.

“적성·인성검사가 전형과정에서 당락의 자격기준으로만 활용될 경우에는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결과가 점수화돼 전형요소로 포함될 경우 그것이 본래 의미의 적성·인성검사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논술심의위에서 심의토록 할 계획이다.”

-구술·면접고사에 대해서도 심의하는가.

“구술·면접고사는 논술고사와 달리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의 대면 및 의사소통을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사전에 대강의 질문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의사소통 과정에서 평가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구술·면접고사는 현실적으로 평가의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때문에 대학의 학생선발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기에는 한계가 크다. 구술·면접고사가 편법적인 본고사 형태로 시행되지 않도록 대학들과 긴밀하게 협조해 나도록 하겠다.”


출처: 경향신문
날짜: 2005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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