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30일 발표한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에 대해 대학들은 대체로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일부 세부사항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어제시문 금지 및 구술면접고사와 인·적성 검사를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논술가이드라인 시행과정에서 논란의 핵심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어제시문 금지와 관련, 대학들은 국제화와 영어교육 강화 추세에 부응하고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영어 제시문 출제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는 대학이 논술뿐 아니라 외국어 능력까지 함께 평가하려는 것으로, 논술의 본래 취지를 살리려면 영어 제시문은 필요없다는 교육부의 논리에 밀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어 제시문 금지는 앞으로 대학과 교육부 간 논쟁의 소지를 남겨놓고 있다.
특히 교육부는 영어지문을 번역하는 문제뿐 아니라 한글과 영어 혼합지문도 출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글로벌인재전형과 국제화전형 등에서도 영어 지문 제시 및 영어 작문을 금지해 일부 대학들은 전형 요소를 변경하는 등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시2학기의 경우 고려대는 글로벌인재전형에서 영어논술(30%)과 영어면접(20%)을 치르고, 연세대도 글로벌리더전형의 심층면접구술시험(20%)은 제시문을 읽고 영어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치른다.
연세대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이나 국제화전형은 사실 영어 우수자를 뽑는 것으로, 이름만 바꾼 것인데 영어문제를 내지 말라는 것은 시험 보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구술면접고사와 인·적성검사를 심의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교육부는 구술이나 면접고사는 사전에 질문이 정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평가자와 비평가자의 의사소통과정에서 변수가 있으므로 시험개요나 출제문제 등에 대해 일률적인 기준을 갖고 심의하기 어렵다고 제외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많은 대학들은 가이드라인 발표로 당장 수시2학기부터 논술출제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됨에 따라 변별력 확보를 위해 구술·면접고사를 대폭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형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많은 대학들이 영어 면접을 보거나 수학문제를 주고 풀이과정 및 정답을 제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리 면접’을 실시하고 있어 ‘본고사’ 논란이 논술에서 구술면접고사로 옮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학에서 본고사 논란을 빚었던 인·적성검사 역시 본고사 수준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논술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구술면접고사나 인·적성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대학도 적지 않아 ‘구술면접 가이드라인’, ‘인·적성검사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이 벌써 나오고 있다.
출처: 세계일보
날짜: 2005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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